‘시청률 30.4%’라는 숫자가 눈길을 끌었지만, 이번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기록한 수치는 아니었다. 30.4%는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드라마 ‘이산’ 보조출연에 도전했던 18년 전 특집의 기록이다. 16일 방송된 ‘유퀴즈’ 360회의 실제 성적은 수도권 가구 평균 3.9%, 최고 5.6%였다. 숫자의 크기는 달라졌지만, 이날 프로그램이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번 방송은 ‘오 놀라워라’ 특집으로 꾸며졌다. 10년 차 교통리포터 배아량은 생방송 현장의 반전 매력을 풀었고,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로 알려진 MIT 김상배 교수는 실패처럼 보였던 로봇 사고가 새로운 기회로 이어진 과정을 들려줬다. 희귀질환을 안고 세계를 여행한 이견우의 이야기도 더해졌다. 서로 다른 삶을 한 테이블에 앉히는 ‘유퀴즈’ 특유의 구성은 이번에도 그대로였다.

후반부를 채운 유해진의 이야기는 프로그램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데뷔 30년 차이자 천만 관객 영화 다섯 편을 보유한 배우지만, 그는 차기작을 앞둔 부담과 나이 들어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꺼냈다. 화려한 기록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기록 뒤에 남은 걱정까지 끌어낸 것이 유재석 진행의 강점이었다. 전국 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은 5.4%였고,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결국 이번 성적의 핵심은 30.4%라는 오래된 추억의 숫자가 아니라, 360회까지 온 토크쇼가 여전히 수요일 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 회차에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페루에서 뒤늦게 사랑받으며 현지 팬미팅까지 연 신현준의 이야기가 예고됐다. 익숙한 스타에게서 아직 듣지 못한 장면을 꺼내는 힘이 이어진다면, ‘유퀴즈’의 1위보다 더 눈여겨볼 것은 이 프로그램의 긴 호흡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