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도마 14.300점, 두 번째 도마 14.233점. 여기에 보너스 0.200점이 더해지자 전광판에 찍힌 최종 점수는 14.466점이었다. 여서정이 22일 일본 나고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북한 안창옥의 13.900점보다 0.566점 높은 기록이었다.
내용도 안정적이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400점짜리 기술에 실시점수 8.900점을 받았고, 2차 시기에서는 난도 5.000점과 실시점수 9.233점을 묶었다. 고난도 기술 하나에 모든 것을 거는 대신 두 차례 모두 큰 흔들림 없이 착지하며 결선의 가장 유리한 자리를 차지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도마 금메달 이후 8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로 돌아온 선수에게는 더없이 선명한 출발이다.
반가운 장면은 도마에만 머물지 않았다. 여서정은 마루운동에서 13.066점으로 공동 9위에 올랐지만, 한 나라에서 종목별 결선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최대 2명이라는 규정에 따라 결선 티켓까지 얻었다. 도마 전문 선수라는 익숙한 이미지에 마루운동 결선 진출이라는 한 줄을 더한 셈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도 4개 종목 합계 157.297점으로 일본, 중국, 북한에 이어 4위로 단체전 결선에 올랐다.
이번 도전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여서정의 지난 시간이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 올림픽 도마 동메달로 한국 여자 체조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고, 2023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보탰다. 그러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세계선수권과 일정이 겹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 6월 아시아선수권 도마 정상에 오르며 다시 속도를 높였고, 이번 예선에서는 그 흐름을 점수로 증명했다. 아직 메달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결선은 예선 점수를 지우고 다시 시작한다. 그래도 14.466점과 두 종목 결선 진출은 여서정이 8년 만의 왕좌를 노릴 준비를 마쳤다는 가장 확실한 예고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