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결선권이었지만 전광판의 판정은 실격이었다. 김시온,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이어 달린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27일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 예선에서 39초33을 찍었다. 2조 4위이자 전체 7위. 상위 8개 팀이 오르는 결선에 들어갈 기록이었지만, 1번 주자 김시온에서 2번 주자 조엘진으로 배턴을 넘기는 과정이 인계 구역을 벗어났다는 판정이 나오며 순위표에서 사라졌다.
대표팀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하경수 단거리 대표팀 감독은 현장에서 확보한 영상을 제출하며 즉시 항소했다. 국제종합대회에서 판정이 번복되는 일이 흔하지 않아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주최 측이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결과는 다시 뒤집혔다. 실격으로 끝난 줄 알았던 네 선수는 28일 밤 결선 레인에 설 수 있게 됐다. 한 번의 배턴 터치가 탈락과 결선을 오간 셈이다.
이번 반전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한국 단거리의 상승세 때문이다. 조엘진과 비웨사는 이번 대회 남자 100m에서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대표팀은 지난해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서 한국 신기록과 함께 사상 첫 우승을 만들었고, 독일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팀워크를 증명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86 서울 대회와 2022 항저우 대회의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라 이번에는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결선에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태국, 오만, 스리랑카, 싱가포르, 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름을 올렸다. 항소로 한 팀이 구제되면서 아홉 팀이 경쟁하는 이례적인 무대가 됐다. 예선에서 이미 한 차례 끝을 경험한 한국 선수들에게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속도만큼이나 정확한 배턴 연결로, 어렵게 되찾은 기회를 실제 메달로 바꾸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