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은 마지막 날에도 이겼다. 그런데 우승컵은 미국의 손으로 넘어갔다. 28일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2026 프레지던츠컵에서 김주형은 윈덤 클라크를 3홀 차로 제압했다. 16번 홀에서 승부를 끝낸 ‘3&2’ 승리였다. 이번 대회 개인 성적은 4승 1패. 인터내셔널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점을 보탠 활약이었다.

출발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반대였다. 인터내셔널팀은 마지막 날 싱글 매치 12경기를 앞두고 10.5-7.5, 세 점 차로 앞서 있었다.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꺾을 기회가 눈앞에 온 듯했다. 하지만 미국이 초반 세 경기를 연달아 가져가며 순식간에 균형을 맞췄다. 김주형이 클라크를 잡아 급한 불을 껐고, 임성재도 샘 번스를 3&1로 꺾어 다시 버틸 힘을 보탰지만 흐름 전체를 되돌리기에는 부족했다.

뒤쪽 경기에서 미국 선수들의 승리가 이어졌다. 잭슨 코이번이 김시우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인터내셔널팀의 가능성을 크게 줄였고, 제이컵 브리지먼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민우 리를 꺾어 우승에 필요한 승점을 확정했다. 미국은 이날 싱글 매치에서만 9.5점을 쓸어 담아 최종 17-1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대회 역사상 가장 큰 마지막 날 역전이었고, 미국의 프레지던츠컵 11회 연속 우승이 됐다.

그래서 김주형의 숫자가 더 선명하게 남는다. 포볼에서 2승, 포섬에서 1승 1패, 싱글에서 1승을 기록해 대회 내내 다섯 차례 코스에 나서 네 번 웃었다. 단체전에서는 개인의 완벽에 가까운 성적도 팀 전체의 무게를 대신할 수 없다는 장면이었다. 김주형과 임성재가 마지막 날 승점을 챙긴 가운데, 인터내셔널팀은 다시 미국 원정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컵은 놓쳤지만 김주형은 가장 큰 압박 속에서도 이기는 선수라는 인상을 확실히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