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부부들의 가장 날카로운 갈등을 들여다보던 이혼 전문 변호사가 자신의 결혼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주인공은 JTBC ‘이혼숙려캠프’로 익숙한 양나래 변호사다. 양나래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본식 영상을 공개하며 “제가 드디어 시집을 간다”고 외쳤다. 지난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예식의 긴장과 설렘,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짧은 장면마다 그대로 묻어났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남편을 소개한 방식이었다. 양나래는 스스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왜 그 인복이 남자 쪽에는 오지 않는지 의문이었다며 포기하려던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인복 진짜 대단한데”라고 생각했다는 고백으로 하객들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화려한 예식장보다 한 사람을 만난 뒤 바뀐 확신을 자신의 말투로 풀어낸 순간이 더 오래 남는다.

결혼 결정은 빨랐지만 만남이 짧았던 것은 아니다. 양나래는 ‘이혼숙려캠프’에서 연애를 시작한 지 약 4개월 됐을 때 결혼을 결심했고, 실제 교제 기간은 1년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일에 대한 열정과 도덕적 기준, 사람 사이의 예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서 잘 맞았다는 이야기도 앞서 공개했다. 수많은 파탄 사례를 가까이서 본 사람이어서 오히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더 분명했을 수 있다.

남편의 얼굴과 신상은 여전히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남편이 내향적인 성격이라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공개하지 않는 것이 결혼 조건 중 하나였다는 설명 때문이다. 본식 영상에서도 그 경계를 지키면서 양나래 자신의 표정과 소감, 하객에게 건넨 감사에 초점을 맞췄다. 관심을 끌기 위해 상대의 사생활을 풀어놓기보다 약속을 지키는 선택인 셈이다.

양나래는 좋은 날만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축하해준 이들의 얼굴과 마음을 기억하고, 서로에게 가장 좋은 편이 되어 잘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혼을 다루는 방송의 전문가가 결혼을 택했다는 반전보다 중요한 건 그가 내놓은 기준이다. 빠른 확신 뒤에는 1년 넘는 만남이 있었고, 공개의 범위까지 합의한 두 사람의 방식이 있었다. 마지막에 남은 말도 거창한 결혼 조언이 아니라 “내 인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