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이 홍대 거리에서 다시 자기 이름을 알리는 쪽을 택했다. 거창한 컴백 쇼케이스가 아니라 직접 만든 전단지를 들고 시민들에게 한 곡짜리 게릴라 공연을 홍보한 것이다. ‘슈퍼스타K2’로 얼굴을 알린 지 16년이 흐른 지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지 궁금하다는 말부터 솔직했다. 월요일 홍대에 사람이 있을지, 전단지를 받은 이들이 정말 공연장까지 올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전단지를 만들려고 과거 자료와 온라인 프로필을 살펴보던 장재인은 뜻밖의 문구와 마주쳤다. 자신이 ‘노브라 패션을 즐겨 입는다’고 적힌 대목이었다. 처음에는 이 내용이 영상에 나가도 되느냐며 당황했지만, 곧 여자가 시원하게 살면 안 되느냐는 취지로 웃어넘겼다. 옷차림을 둘러싼 타인의 시선을 무겁게 해명하기보다 자기 방식대로 살겠다는 짧고 선명한 답이었다.

더 재미있는 장면은 거리에서 이어졌다. 장재인은 자신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존박과 허각을 아느냐고 물어보며 ‘슈퍼스타K 장재인’이라고 소개하겠다는 농담까지 준비했다. 활동을 오래 쉬었다는 셀프 디스도 곁들였지만, 막상 시민들 사이에서는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초청을 거절당하는 순간도 있었고 외국인에게까지 공연을 알리는 모습도 담겼다. 유명했던 과거를 앞세우기보다 지금 눈앞의 한 사람에게 직접 말을 거는 과정이 영상의 중심이 됐다.

그는 관객이 세 명쯤 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공연에는 11명이 찾아왔다. 숫자만 보면 작은 무대지만, 기대치의 세 배를 훌쩍 넘긴 결과다. 장재인은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와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영상이 반가운 이유는 자극적인 프로필 문구보다 그 뒤의 움직임에 있다. 한때 오디션 무대에서 주목받았던 가수가 다시 전단지를 만들고, 거리로 나가고, 소수의 관객 앞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활동 공백 뒤의 재시작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다음 앨범보다 먼저 공개된 것은 장재인이 여전히 사람과 무대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