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문을 여는 첫 경기부터 세계랭킹 1위가 기다린다. 임성재는 9월 25일 새벽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 컨트리클럽에서 시작하는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볼에서 호주 교포 이민우와 한 조를 이룬다. 상대는 스코티 셰플러와 샘 번스다. 다섯 경기 가운데 가장 먼저 출발하는 조에 배치된 만큼 단순한 1승 이상의 무게가 실린다. 첫 판의 흐름이 인터내셔널 팀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재에게 셰플러는 낯선 상대가 아니다. 2024년 대회 첫날에도 김주형과 함께 셰플러·러셀 헨리 조를 만났지만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졌다. 이번에는 파트너가 이민우로 바뀌었다. 포볼은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홀마다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방식이라, 한 선수가 흔들려도 다른 선수가 버텨낼 여지가 있다.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릴 수 있는 조합과 경기 초반의 기세가 특히 중요하다.
대진만 놓고 보면 미국 팀의 무게감이 크다. 셰플러는 세계 1위이고 번스 역시 상위권 선수다. 그러나 임성재는 프레지던츠컵에서 이미 여러 차례 팀 매치플레이를 경험했고, 이민우는 과감한 플레이로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인터내셔널 팀이 첫 조에 두 사람을 내보낸 선택은 쉽지 않은 승부를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흐름을 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 팀의 에이스를 상대로 초반부터 버디 경쟁을 붙이면 뒤에 출발하는 동료들에게도 분명한 신호가 된다.
한국 팬들이 볼 장면은 이 경기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조에서는 김시우와 김주형이 패트릭 캔틀레이·크리스 고터럽을 상대한다. 첫 조의 임성재가 문을 열고 마지막 조의 두 김 선수가 하루를 닫는 배치다. 미국이 이 대회에서 최근 10회 연속 우승한 만큼 인터내셔널 팀에는 매 세션 초반의 한 점이 절실하다. 2년 전 셰플러에게 막혔던 임성재가 이번에는 이민우와 어떤 호흡으로 첫 홀부터 압박을 걸지, 프레지던츠컵 첫날의 가장 선명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