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로 밀린 채 남은 시간은 단 7초. 송세라는 상대 상체를 정확히 찔러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이어진 한 점 승부까지 잡아냈다. 그렇게 간신히 오른 결승에서는 완전히 다른 흐름을 만들었다. 송세라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싱가포르의 티카나 키리아를 15-8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금메달이 특별한 건 송세라가 이미 세계 정상에 두 차례 올랐으면서도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만은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2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고 올해 7월 세계선수권 개인전 왕좌도 되찾았지만,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대표팀 선배 최인정에게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두 번째 아시안게임 도전에서야 국제 종합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을 완성한 셈이다.
우승 과정은 결승 점수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8강에서는 중국의 탕쥔야오를 15-14로 간신히 넘었고, 준결승에서는 일본의 데라야마 다마키에게 11-13까지 밀렸다. 하지만 송세라는 가장 불리한 순간에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준결승을 뒤집은 뒤 결승에서는 초반 0-2를 허용하고도 곧바로 3-2로 역전했고, 2라운드 후반부터 간격을 벌렸다. 자신보다 키와 팔이 긴 키리아를 상대로 상체와 하체를 번갈아 공략하며 13-7까지 달아난 장면에서 승부는 사실상 기울었다.
164㎝의 송세라는 여자 에페 선수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빠른 발과 균형 잡힌 공수, 쌓인 경험을 무기로 버텨왔다.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16강 탈락과 단체전 8강 탈락을 겪은 뒤에는 세계랭킹 1위 시즌과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다시 올라섰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2018년 강영미, 항저우의 최인정에 이어 3회 연속 금메달을 지켰다. 이제 시선은 25일 단체전으로 향한다. 팀 세계랭킹 1위 한국의 맏언니 송세라가 개인전의 극적인 흐름을 2관왕으로 이어갈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