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한 방이 개인 순위와 팀 순위를 동시에 흔들었다. kt 위즈 샘 힐리어드가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1위 김도영을 한 개 차로 추격했다. kt는 이 선제 솔로포를 발판 삼아 NC 다이노스를 3-2로 꺾고 리그에서 가장 먼저 80승 고지에 올랐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는 9가 됐다.
장면은 2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전 2회말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들어선 힐리어드는 송명기의 시속 147㎞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보냈다. 비거리는 135m. 맞는 순간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큰 타구였고, 팽팽하던 경기의 첫 점도 이 한 방에서 나왔다. 홈런 직후 힐리어드는 오스틴 딘과 홈런 공동 2위가 됐고, 시즌 122타점으로 타점 부문에서도 오스틴과 공동 선두에 섰다.
더 눈에 띄는 건 9월의 속도다. 힐리어드는 이달에만 홈런 9개와 23타점을 쓸어 담았다.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질 시기에 오히려 장타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홈런왕 경쟁을 마지막까지 열어 놓았다.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김도영이 40개로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한 경기에서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다. 4경기 연속 타점까지 이어지면서 단순히 홈런만 노리는 타격이 아니라 중심 타선의 해결사 역할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kt에도 39호포의 무게는 컸다. 4회 사사구 세 개와 폭투, 김상수의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더 보탠 kt는 9회 두 점을 내주고도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은 7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며 3피안타 1실점으로 버텼다. 가장 먼저 80승에 도달한 팀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비율은 역대 21차례 중 20차례, 95.2%다. 숫자만 보면 kt는 한국시리즈 직행에 매우 가까워졌다.
이제 관심은 힐리어드가 남은 경기에서 홈런과 타점 두 부문 모두 정상에 오를 수 있느냐다. 9월의 몰아치기가 계속된다면 40홈런 고지는 물론 개인 타이틀 경쟁도 마지막 날까지 뜨거워질 수 있다. 팀은 우승 확정까지 아홉 걸음, 힐리어드는 홈런 선두까지 한 걸음이다. 시즌 막판 가장 뜨거운 방망이 하나가 두 개의 레이스를 동시에 끌고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