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을 넣은 순간만 보면 완벽한 반전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세리머니가 끝나자 득점자는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이스라엘 대표팀의 20세 공격수 사예디 아부 파르히가 오스트리아전 동점골 직후 코너 깃대를 들고 총을 쏘는 듯한 동작을 했다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기쁨을 표현한 몇 초가 남은 35분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은 장면이었다.
경기는 25일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의 라이파이젠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리그B 3조 첫 경기였다. 오스트리아가 전반 로마노 슈미트의 페널티킥으로 앞섰고, 파르히는 후반 10분 헤더로 1-1을 만들었다. 그는 곧바로 코너로 달려가 깃대를 잡고 사격을 연상시키는 자세를 취했다. 주심은 이를 도발적인 행동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파르히가 불과 4분 전 이미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추가 경고는 곧 퇴장이었다. 동점골을 넣은 선수가 곧바로 사라지면서 이스라엘은 10명으로 버텨야 했다. 국제축구평의회 규정은 도발적이거나 조롱·선동적인 몸짓이 포함된 골 세리머니에 경고를 줄 수 있도록 한다.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와 별개로, 경기 안에서 치러야 할 대가는 즉시 확정됐다.
수적 우세를 잡은 오스트리아도 쉽게 결승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균형은 정규시간 마지막 순간에 깨졌다. 필리프 음웨네가 후반 45분 골망을 흔들었고, 사샤 칼라이지치가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어 3-1을 완성했다. UEFA 역시 오스트리아가 10명이 된 이스라엘을 상대로 90분과 추가시간에 연속 득점해 승리했다고 정리했다.
파르히에게는 대표팀에서 기억될 첫 골이었지만, 경기 뒤 가장 크게 남은 것은 득점보다 그다음 행동이었다. 1-1을 만든 헤더와 1-3 패배 사이에는 코너 깃대를 든 몇 초가 있었다. 축구에서 세리머니는 골의 마침표처럼 보이지만, 이번에는 경기의 방향을 바꾼 새로운 문장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