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현이 다시 한 번 시상대 바로 앞에서 멈췄다. 24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 결선에서 14.366점을 받아 8명 가운데 4위에 올랐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이 종목 4위였던 그에게 이번 결과가 더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다.

결선의 흐름도 극적이었다. 예선을 2위로 통과한 류성현은 결선에서 가장 먼저 연기를 펼쳤다. 초반 착지가 살짝 흔들렸지만 이후 큰 실수 없이 루틴을 마쳤고, 난도 5.8점과 실행 8.566점을 합쳐 14.366점을 받았다. 뒤이어 선수들이 차례로 연기를 마치는 동안 한때 3위 자리를 지키며 메달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마지막 선수의 연기가 순위를 바꿨다. 카자흐스탄의 밀라드 카리미가 14.600점으로 은메달 자리에 올라서면서 류성현은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밀렸다. 금메달은 2024 파리 올림픽 마루운동·도마 2관왕인 필리핀의 카를로스 율로가 14.666점으로 차지했고, 일본의 쓰키야마 쇼마가 14.566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류성현과 동메달의 차이는 0.200점이었다.

이번 대회는 류성현의 첫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 마루운동에서 4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지만 파리 올림픽에서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다시 준비한 종합대회에서 예선 2위까지 올라 기대를 키웠기에 마지막 한 명을 기다리는 시간은 더 길게 느껴졌을 법하다.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끝내고도 메달을 놓친 결과는 체조에서 난도와 실행 점수의 작은 차이가 얼마나 냉정하게 순위를 가르는지 보여줬다.

함께 결선에 나선 김재호는 13.600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한국 남자 마루운동은 김한솔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과 2023 항저우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종목이지만 이번에는 메달 없이 마무리됐다. 류성현에게 또 찾아온 4위는 당장은 쓰라린 숫자다. 다만 예선과 결선에서 다시 아시아 정상권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다음 무대에서는 그 0.200점을 어떻게 지울지가 더 선명한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