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가 이번에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대신 기타 볼륨을 올렸다. 18일 공개된 신곡 ‘뉴 트릭(new trick)’은 삶이 던지는 상처와 시련에 주저앉지 않고,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는 노래다. 거칠게 밀어붙이는 개라지 펑크의 질감과 밝고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감정의 아픔을 무겁게 설명하기보다 몸을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쪽을 택했다.

제작진의 연결고리도 눈에 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히트곡 ‘아파트(APT.)’를 함께 만든 에이미 앨런이 다시 참여했고, ‘스테이 어 리틀 롱거’에서 호흡을 맞춘 앤드루 웰스도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익숙한 동료들과 만든 곡이지만 결과는 이전의 서정적인 솔로 작업과 결이 다르다. 로제는 이 노래를 자신과 앨런이 함께 만든 곡 가운데 가장 귀여운 축에 드는 음악이라고 소개했고, 짧게 공개된 구간부터 날카로운 기타와 반복되는 후렴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뮤직비디오는 노래만큼이나 제작 방식이 화제다. 애플의 ‘Shot on iPhone’ 캠페인과 손잡고 아이폰 18 프로로 전편을 촬영했으며, 테일러 스위프트와 켄드릭 라마, 아리아나 그란데 등과 작업해온 데이브 마이어스가 연출했다. 화려한 장비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발랄하고 빠른 장면으로 곡의 에너지를 끌어올린 구성이 핵심이다. 로제가 사탕을 카메라 앞으로 내미는 예고 장면도 이번 노래의 장난스러운 태도를 압축해 보여줬다.

‘뉴 트릭’은 블랙핑크 멤버들이 올해 이어온 솔로 활동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제니, 리사, 지수에 이어 로제까지 각자의 색을 담은 신곡을 내놓으면서 네 멤버의 방향이 한 번씩 모두 공개됐다. 특히 로제는 2024년 첫 정규 앨범 ‘로지(rosie)’와 ‘아파트’ 이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만큼, 이번 곡이 단발성 분위기 전환인지 다음 솔로 시대의 출발점인지 관심을 모은다. 상처를 또 다른 슬픈 노래로 되짚는 대신 ‘새 기술’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로제. 이번에는 아픔보다 반전의 속도가 더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