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이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이름을 크게 알리던 시절, 숫자보다 더 강렬했던 기억을 꺼냈다. 6개월 동안 매출 40억원을 올리고 광고 15편을 찍었다고 알려진 전성기였다. 그는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강행군 속에서도 통장 잔고가 쌓이는 모습을 보며 버텼고, 직접 일해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 이야기는 16일 황정음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아버지와의 데이트 영상에서 나왔다. 녹내장 수술을 받은 아버지와 안과 검진을 마치고 식사하던 중, 과거 인기를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스물여섯 살 무렵의 생활로 화제가 옮겨갔다. 황정음은 ‘지붕뚫고 하이킥’과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할 때는 길을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이 당시 매출 40억원 보도를 언급하자 황정음은 잠도 못 자고 열심히 일했던 자신을 두고 대단했다고 말했다. “한 3일 안 자면 아무리 무서운 사람의 말도 안 들리기 시작한다”는 표현까지 덧붙였다. 화려한 인기의 뒷면에는 촬영과 광고 일정을 쉼 없이 오가야 했던 체력전이 있었던 셈이다.
이달 초 공개된 줄리엔 강과의 영상에서도 비슷한 기억이 나왔다. 황정음은 ‘하이킥’ 전 통장 잔고가 500원이었다가 작품 이후 몇십억원으로 늘었다고 말했고, 촬영 도중 라면 광고를 찍으러 가던 때를 떠올렸다. 자고 일어나면 새 광고가 들어와 있었다는 설명에 줄리엔 강도 당시 광고는 황정음이 거의 다 찍었다고 맞장구쳤다.
흥미로운 건 황정음이 돈만을 성공의 이유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돈을 벌기 전부터 ‘하이킥’이 특별한 작품이었다고 했고, 쉴 틈 없이 달린 시간에서 감사함과 성취감을 함께 기억했다. 잔고 500원에서 몇십억원으로 바뀐 극적인 숫자가 시선을 끌지만, 정작 본인이 강조한 건 그 변화를 만들어낸 스물여섯 살의 노동과 버티는 힘이었다.
2009년 방송된 ‘지붕뚫고 하이킥’은 황정음의 배우 인생을 바꾼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이후 ‘내 마음이 들리니’, ‘비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으로 주연 행보를 이어간 출발점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른 뒤 그가 다시 꺼낸 전성기의 장면은 성공의 속도만큼 치열했던 하루하루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