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이 첫 회부터 목숨을 잃었다. 박서함이 연기한 정우재가 ‘너에게 다이브’ 1회에서 첫사랑 윤하나를 지키다 쓰러진 것이다. 보통 로맨스가 두 사람의 첫 만남이나 설렘으로 문을 여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가장 큰 비극부터 먼저 보여줬다. 제목만 보면 갑작스러운 하차처럼 느껴지지만 정우재의 죽음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만드는 출발점에 가깝다.
정우재와 윤하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늘 함께한 친구이자 서로의 첫사랑이다. 성인이 된 뒤 윤하나는 톱배우, 우재는 그의 경호원이 됐지만 오랜 시간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채 곁을 지켰다. 비극은 윤하나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시상식에서 벌어진다. 괴한이 침입하자 우재는 윤하나의 대기실 앞을 지키다 칼에 찔리고, 결국 그녀를 살린 채 자신은 목숨을 잃는다. 화려한 수상 순간과 참혹한 이별을 한 장면 안에 붙여놓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할 시간을 과감히 압축했다.
여기서 작품의 진짜 장치가 작동한다. ‘너에게 다이브’는 모종의 사고로 쌍둥이 오빠 윤하루와 영혼이 뒤바뀐 윤하나가 과거로 돌아가 첫사랑의 죽음을 막으려는 이야기다. 오래된 캠코더가 과거와 현재를 잇고, 타임슬립에 바디 체인지까지 겹친다. 이미 벌어진 죽음을 어떻게 되돌릴지가 중심이기 때문에 우재의 첫 회 죽음은 남자 주인공을 없애는 반전이라기보다 구해야 할 사람과 돌아가야 할 이유를 한꺼번에 제시한 셈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결과를 먼저 공개한 뒤 과정에 긴장을 거는 방식이다. 시청자는 우재가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이미 알기에 과거의 평범한 장면도 편하게만 볼 수 없다. 하나와 하루가 시간을 바꿀수록 현재가 어떻게 달라질지, 습격을 꾸민 인물은 누구인지도 함께 따라가게 된다. 박서함의 ‘1회 퇴장’이 정말 퇴장이 아니라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그를 다시 만나는 순간보다 같은 비극을 피할 수 있느냐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