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직후 야구 예능 제안을 거절했던 황재균이 첫 고정 프로그램으로 고른 건 뜻밖에도 ‘술래잡기’였다. 지난해 12월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28일 디즈니+ 새 예능 ‘술래게임’ 제작발표회에서 방송인으로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남기고 싶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체력형 프로그램을 택했다고 밝혔다. 익숙한 야구장이 아니라 폐쇄된 공간을 뛰어다니며 상대의 정체를 의심해야 하는 서바이벌로 인생 2막의 첫 승부를 건 셈이다.
황재균은 지난 1월만 해도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며 지도자 계획이 없고 야구 예능 제안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직접 하는 것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술래게임’은 달랐다. 단순히 달리기만 잘한다고 버틸 수 있는 구성이 아니라, 13명의 출연자가 연합과 의심을 반복하며 숨어 있는 술래를 찾아야 한다. 황재균은 야구 역시 상대를 속이고 수를 읽는 심리전이 중요한 종목이라며, 체력과 머리를 동시에 쓰는 점에서 두 게임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내세운 캐릭터도 명확하다. 누구보다 빠르고 쉽게 잡히지 않는 플레이어다. 현역 시절 2,200경기에 출전해 2,266안타와 235도루를 남긴 선수답게 운동 능력은 가장 예상하기 쉬운 무기다. 다만 프로그램이 노리는 재미는 강한 사람이 그대로 이기는 장면보다, 서로의 판단을 흔드는 반전에 있다. 황재균에게도 야구에서 쌓은 승부 감각을 낯선 출연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꺼내 보이느냐가 더 큰 시험이 된다.
‘피의 게임’ 시리즈의 현정완 PD가 만든 ‘술래게임’은 30일 공개된다. 빠니보틀과 말왕, 경수진, 장은실, 박지민, 육준서, 이준수 등 서로 다른 이력을 지닌 13명이 출연한다. 빠니보틀은 이전 서바이벌에서 호되게 당한 뒤 이번에는 보드게임과 파쿠르까지 준비했다고 밝혔고, 이준수는 아버지 없이 홀로 나서는 첫 고정 예능에 이를 갈았다고 했다. 체력만 믿고 들어온 전직 야구선수와 서바이벌 경험자들의 심리전이 맞붙는 순간, 황재균의 첫 고정 예능 선택이 정말 옳았는지 화면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