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가 15kg 넘는 체중을 덜어내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돌아왔다. 24일 일본 기후현 나가라가와 국제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정 경량급 남자 싱글스컬 결승에서 6분53초35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은메달을 가져간 이란 선수와의 차이는 고작 0.76초였다.

레이스는 끝까지 숨이 찼다. 박현수는 첫 500m를 3위로 통과한 뒤 1000m 지점까지 자리를 지켰고, 1500m에서는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마지막 500m에서 이란의 아미르호세인 마흐무드푸르 샤흐레스타니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금메달은 6분50초32를 기록한 홍콩의 치우힌춘에게 돌아갔다. 박현수는 경기 뒤 다른 선수와의 순위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보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동메달이 특별한 건 출발선까지의 과정 때문이다. 1995년생인 박현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같은 종목 금메달리스트다. 직전 항저우 대회에서는 경량급 싱글스컬이 정식 종목에서 빠져 중량급 무대로 옮겨야 했다. 나고야 대회에서 종목이 다시 채택되자 그는 2연패에 도전하기 위해 체중을 15kg 이상 줄였다. 메달 색은 달라졌지만, 몸을 다시 경량급에 맞추고 시상대까지 돌아온 시간은 숫자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회 운영도 순탄하지 않았다. 조정 일정은 개막 직전 5일에서 이틀로 줄었고, 폭우로 경기장 레인이 파손돼 선수들은 온전하지 않은 시설에서 훈련해야 했다. 선수촌 이동 때 버스가 제대로 배정되지 않아 대표팀이 택시를 이용하는 혼선도 있었다.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체급 종목에서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까지 견뎌야 했던 셈이다.

박현수는 예선에서도 전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을 내며 메달 가능성을 보여줬다. 결승에서는 1500m 지점 2위에서 마지막에 한 계단 밀렸지만, 8년 전 금메달을 겨뤘던 치우힌춘과 다시 같은 결승에서 경쟁했다. 0.76초는 아쉬움을 남기는 간격이지만, 15kg과 8년이라는 더 큰 숫자를 건너온 동메달이어서 이번 시상대는 오래 기억될 장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