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났다, 일본.” 0-5 완패의 다음 장을 누구보다 기다린 사람은 야구대표팀 주장 노시환이었다. 그는 일본과 결승에서 다시 만나길 내심 기도했다고 털어놨고, 한국이 중국을 9-2로 꺾은 뒤 그 바람은 실제 대진표가 됐다. 하루 만에 찾아온 리턴매치라서 이번 결승은 단순한 금메달 결정전보다 더 선명한 이야기를 품게 됐다.

한국은 슈퍼라운드 첫 한일전에서 사회인 선수 중심의 일본 마운드에 막혀 한 점도 내지 못했다. 병살타가 세 차례 나오며 공격 흐름도 번번이 끊겼다.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일본에 진 것은 2006 도하 대회 이후 20년 만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 빗속에서 열린 중국전에서는 14안타를 묶어 9점을 냈고, 선발 최민석이 7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5번 타자 3루수로 나선 노시환도 5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노시환이 항저우 대회를 떠올린 대목도 흥미롭다. 당시 한국은 대만과 첫 경기에서 졌지만 결승 재대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이번에도 일본에 “다 되갚아 주겠다”고 말했다. 결과를 미리 장담한 말이라기보다, 첫 경기의 무기력을 결승까지 끌고 가지 않겠다는 주장다운 선언에 가깝다.

주장 역할은 타석 밖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회식비를 직접 냈고, 예상보다 큰 금액에 놀랐지만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젊은 선수가 많은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일이 자신의 몫이라는 뜻이다.

결승은 27일 오후 6시 30분 같은 도요하시 시민야구장에서 열린다. 한국이 이기면 아시안게임 야구 5연패다. 첫 경기에서 낯선 투수에게 늦었던 대응, 기회마다 막힌 중심 타선, 서둘러 무너진 공격 리듬을 얼마나 고쳤는지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노시환이 바라던 두 번째 기회는 왔다. 이제 ‘기도’ 다음에 어떤 스윙이 나올지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