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왕실 한복을 입은 이미주에게 남은 준비물은 단 하나였다. 이미주는 거리에서 만난 장기 연애 커플에게 결혼을 권하다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 “남자 빼고 다 있다”고 웃었다. 준비는 다 됐지만 상대를 찾고 있다는 말까지 보탰다. 결혼 발표가 아니라 명절 특집 영상에서 이어진 재치 있는 대화였지만, 묵직한 가체와 궁중 복식을 갖춘 모습 덕분에 농담은 제법 그럴듯한 장면이 됐다.

25일 유튜브 채널 ‘그냥 이미주’에 공개된 영상은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한복 체험으로 시작했다. 이미주는 48년 동안 한복을 만들어 온 디자이너 박술녀를 찾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었다. 러블리즈 데뷔 초 멤버들이 박술녀의 한복을 입었던 기억을 꺼내자, 오랜만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과거 이야기로 이어졌다.

분위기를 바꾼 건 박술녀의 명절식 질문이었다. 20대로 기억했던 이미주가 어느새 30대가 됐다며 짝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한 것이다. 자신도 서른셋에 결혼했다고 덧붙이자 이미주는 “진짜 때가 왔다”고 받아쳤다. 박술녀는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의 배우자는 물욕이 적고 박학다식하면 좋겠다는 조언도 건넸다. 단순히 결혼을 재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의 생활을 이해할 사람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함께 내놓은 셈이다.

결정타는 한복 약속이었다. 박술녀가 이미주가 시집가면 한복을 책임지겠다고 하자 이미주는 꼭 결혼하겠다며 “온 세상이 나를 이렇게 도와주는데 결혼 못 하면 바보다”라고 웃었다. 이어진 거리 촬영에서도 9년째 연애 중인 커플에게 망설이지 말고 결혼하라고 응원했고, 자신 역시 준비 중이라고 농담을 이어갔다.

영상의 진짜 볼거리는 결혼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이미주는 원삼과 당의 등 왕실 여성의 복식을 차례로 입고, 무거운 가체를 직접 얹어 옛 복식의 무게와 디테일을 체감했다. 경복궁 인근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말을 걸며 즉석 사진도 남겼다. 결혼 잔소리를 예능감으로 되받아친 이미주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던 박술녀의 호흡이 만나 명절 특집다운 장면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