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뒤늦게 날아온 공격수가 8강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이영준은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베트남전에서 전반 15분과 후반 36분 두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23세 이하 대표팀은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4-0으로 이겼고, 대회 4연패 도전을 준결승까지 이어갔다.
첫 골은 이영준의 장점이 또렷하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김지수가 후방에서 길게 찔러 준 공을 이현주가 잡아 수비수를 벗겨낸 뒤 크로스를 올렸다. 이영준은 높은 타점의 헤더로 골대 구석을 찔렀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21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최전방 선발 기회를 받자 15분 만에 답을 내놓은 셈이다.
다만 스코어만큼 과정이 처음부터 편했던 것은 아니다. 선제골 뒤 한국의 공격 흐름이 잠시 끊겼고, 전반 35분에는 베트남 레반투언이 골대에서 튀어나온 공을 밀어 넣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며 실점은 취소됐지만 한 골 차 승부의 긴장감은 후반 중반까지 남아 있었다. 후반 초반에도 패스 실수가 겹쳤고 배준호와 엄지성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답답함을 끊은 주인공은 수비수 김지수였다. 후반 32분 세트피스에서 신민하의 슈팅이 굴절돼 흐르자 김지수가 논스톱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불과 4분 뒤 김명준이 일대일 기회에서 욕심내지 않고 옆으로 내줬고, 이영준은 골대 왼쪽의 좁은 각도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해 멀티골을 완성했다.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후반 43분 배현서가 수비수 세 명을 연달아 벗겨낸 뒤 엄지성에게 연결했고, 김명준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김명준은 카타르전과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6골을 넣었던 한국은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도 네 골을 더하며 공격의 폭을 보여줬다.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네 대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준결승 상대는 중국과 태국의 8강전 승자로 정해진다. 한 골 차의 불안한 시간을 견딘 뒤 수비수와 교체 자원까지 득점에 가세했다는 점, 그리고 늦게 합류한 이영준이 곧바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는 점이 다음 경기를 기다리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