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점 차 승리였지만 그 안에는 7년의 기다림이 들어 있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중국을 85-80으로 꺾었다. 이 경기 전까지 중국에 6연패 중이던 한국은 2019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맞대결에서 웃었고, 대한민국 단독 대표팀 기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1쿼터를 17-19로 마친 뒤 2쿼터 중국의 장신 센터를 막는 데 애를 먹으며 36-41로 전반을 끝냈다. 외곽슛까지 좀처럼 풀리지 않아 흐름이 중국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허예은의 3점슛을 포함해 5점을 연속으로 뽑았고, 이소희의 외곽포가 꽂히며 44-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 번의 폭발보다 계속 따라붙는 힘으로 승부를 다시 원점에 놓은 장면이었다.

진짜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쿼터였다. 61-65로 뒤진 채 시작한 4쿼터에서 강이슬의 득점이 살아났고, 경기 종료 5분 30여 초를 남기고 70-69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2분 37초 전 이해란이 3점슛으로 78-74를 만들었다. 중국이 다시 좁혀 오자 이번에는 이소희가 1분 50초를 남기고 외곽포를 꽂아 81-76까지 달아났다. 마지막까지 흔들릴 수 있었던 간격을 한 번에 벌린 결정적인 슛이었다.

이소희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3점을 넣었고 3점슛만 5개를 성공했다. 리바운드도 6개를 보탰다. 이해란은 22점 6리바운드, 강이슬은 16점을 기록했고, 허예은은 9개의 어시스트와 3점슛 3개로 공격의 속도를 조율했다. 특정 한 명에게만 기대지 않고 네 선수가 서로 다른 순간에 답을 내놓았다는 점이 이번 승리를 더 인상적으로 만든다.

상대보다 낮은 FIBA 랭킹과 과거 상대 전적의 열세도 이날만큼은 숫자에 머물렀다. 한국은 속도를 높여 장신 수비의 약점을 끌어냈고, 가장 부담스러운 4쿼터에 오히려 외곽슛을 집중시켰다. 남자 대표팀이 먼저 정상에 오른 가운데 여자 대표팀도 이제 한 경기만 남겼다. 결승 상대가 누구든 중국전에서 보여준 빠른 전환과 막판 집중력이 다시 살아난다면, 12년 만의 정상 탈환과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장면까지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