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는 수십 년째 관객을 울리고 웃겨온 ‘라이브 황제’지만, 이번에는 이승철이 가족 앞에서 가장 들뜬 신입 할아버지가 됐다. 그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갓 태어난 손주의 사진을 올리며 “저 오늘 할아버지가 됐어요”라고 직접 소식을 전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글 끝에 붙은 웃음과 느낌표에는 첫 손주를 만난 기쁨이 그대로 묻어났다.
첫인사에는 이승철다운 선곡도 들어갔다. 그는 대표곡 ‘인연’의 한 구절인 “눈을 떠 바라보아요”를 꺼낸 뒤 세상을 처음 보는 손주에게 환영의 말을 건넸다.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의 결혼식과 추억 속에 흐른 노래가 이번에는 자신의 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된 셈이다. 익숙한 가사 한 줄이 손주의 탄생과 만나 전혀 다른 울림을 만든 장면이었다.
이번 소식이 더 눈길을 끄는 건 큰딸의 결혼 과정에서도 이승철이 유난히 세심한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그는 앞서 방송에서 딸의 결혼식 입장과 퇴장 음악을 직접 만들고, 결혼식 2부에는 자신의 밴드와 공연까지 준비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결혼식을 하나의 무대처럼 정성껏 꾸몄던 아버지가 이제 그 가족에게 찾아온 새 생명을 반기게 됐다.
올해는 이승철에게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해다. 데뷔 40주년을 맞아 전국투어 ‘더 보이스’를 이어가며 광주, 대전, 대구, 인천, 부산과 서울 KSPO DOME 등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무대 위에서는 40년의 시간을 노래하고, 무대 밖에서는 처음 맞은 손주와 새로운 시간을 시작한다. 그래서 이번 소식은 단순한 가족 근황보다 한 가수의 긴 인생에 새 장이 열린 순간처럼 보인다.
팬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노래 제목처럼, 이번에도 이야기를 완성한 단어는 결국 ‘인연’이었다. 딸의 결혼을 직접 음악으로 채웠던 가수가 이제는 손주에게 자신의 노랫말로 첫 환영을 건넸다. 다음 공연에서 이승철이 이 노래를 부를 때 그 한 소절이 전과 조금 다르게 들릴 이유가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