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행을 불과 사흘 앞두고 비행기를 미룬 선택이 뒤늦게 공개됐다. 전 축구선수 이동국의 첫째 딸 이재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미국 뉴욕패션기술대학교(FIT) 과정을 잠시 멈추고 1년간 한국에 머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학교가 싫어진 것도, 진로를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너무 빠르게 달려온 시간을 잠깐 늦추고 생활비와 경험을 현실적으로 따져본 결정이었다.
재시는 한국 캠퍼스 과정을 마친 뒤 뉴욕 캠퍼스에서 2년을 더 공부할 예정이었다. 18세에 대학 생활을 시작해 또래보다 약 2년 빨랐던 만큼 가족들은 지금 곧바로 떠나면 한국에서 해볼 수 있는 여러 경험을 놓칠 수 있다며 조금 늦게 가는 길을 권했다. 졸업장을 빨리 받는 것보다 직접 일하고 사람을 만나며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찾는 시간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결정에 영향을 준 또 하나의 변수는 뉴욕 생활비였다. 재시는 당시 환율과 높은 월세를 언급하며 지금 떠나면 “우리 집 거덜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웃으며 꺼낸 표현이지만, 가족의 부담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는 장녀의 현실 감각도 엿보였다. 결국 그는 1년 정도 쉬어간 뒤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방향을 택했다.
휴학과 함께 시작된 건 서울에서의 독립이다. 어머니 이수진은 재시가 출국 직전 뉴욕행을 접고 혼자 생활하기로 했다며, 밥과 생활비, 일정까지 스스로 책임지는 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늘 가족에게 의지하던 딸을 보내는 마음이 쉽지 않았지만, 대신 해주는 사랑보다 혼자 해낼 수 있도록 믿어주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재시는 모델을 꿈꾸며 파리와 밀라노, 런던 등 패션 무대 경험을 쌓아왔다. 그래서 이번 휴학은 꿈에서 멀어지는 공백보다 속도를 조절하는 시간에 가깝다. 남들보다 일찍 출발한 만큼 1년을 돌아간다고 늦는 것은 아니다. 뉴욕의 교실 대신 서울의 독립생활을 고른 재시가 이 시간을 어떤 경력과 이야기로 채울지, 다음 선택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