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코어 1-2, 상대는 격투게임 강국 일본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거기서 완전히 뒤집혔다. 연제길·배재민·이광노가 이후 네 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며 5-2로 결승을 끝냈다. 평균 나이 41.7세의 ‘오락실 소년들’이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아시안게임 대전격투 초대 챔피언이 된 순간이었다.
이번 종목은 한 게임만 잘해서는 이길 수 없는 방식이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6, 철권 8,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V를 한 묶음으로 치르고 세트마다 게임이 바뀌었다. 연제길은 스트리트 파이터, 배재민은 철권, 이광노는 킹 오브 파이터즈를 맡았다. 서로 다른 조작과 흐름을 가진 세 게임의 고수가 한 팀으로 버텨야 하는 단체전이었다.
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한국은 1세트 스트리트 파이터를 내줬고, 이광노가 2세트에서 균형을 맞춘 뒤에도 배재민이 철권 라이벌 나카야마 다이치에게 패해 1-2로 다시 밀렸다. 전환점은 4세트였다. 이광노가 공격적인 상대를 침착하게 받아쳐 2-2를 만들었고, 이어 배재민이 철권 승부를 잡아 처음으로 앞섰다.
6세트에서는 연제길의 집중력이 폭발했다. 가일을 상대로 한 라운드를 한 대도 맞지 않는 퍼펙트 KO로 끝냈고, 다음 게임에서는 불리한 흐름을 막아낸 뒤 필살기를 적중시켰다. 4-2까지 달아난 한국은 마지막 철권에서 배재민이 두 게임을 연속으로 가져오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세 선수의 이야기가 더 눈길을 끄는 건 여기까지 온 시간 때문이다. 39세 연제길, 41세 배재민, 45세 이광노는 모두 동네 오락실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배재민은 프로팀 유니폼을 입기까지 서른을 넘겨야 했고, 이광노는 오랜 기간 생업과 선수 생활을 함께 이어갔다. 빠른 반응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과 수싸움이 이번 결승에서 그대로 힘이 됐다.
항저우 대회에서는 김관우가 스트리트 파이터 V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이번에는 세 게임의 베테랑이 힘을 합쳐 새 단체전의 첫 정상에 섰다. 첫 두 패배보다 이후 네 번의 응답이 더 강했다. 오래 붙잡아 온 조이스틱이 마침내 한 팀의 금메달로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