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740위까지 밀렸던 선수가 12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킴벌리 비렐은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WTA 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에서 같은 호주 출신 마야 조인트를 2-0으로 꺾었다. 세트 스코어는 6-4, 6-2. 경기 시간은 1시간 23분이었다. 숫자만 보면 깔끔한 완승이지만, 이 트로피까지 오는 길은 전혀 짧지 않았다.

비렐은 2014년 프로에 데뷔했고 2019년 호주오픈 3회전까지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이 길을 막았다.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동안 2019년 7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약 29개월 동안 출전한 대회는 단 네 개뿐이었다. 세계랭킹은 740위까지 떨어졌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뒤에도 우승 문턱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2024년 오사카와 2025년 첸나이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서울에서 맞은 세 번째 결승이 그래서 더 특별했다.

결승 초반은 조인트가 먼저 움직였다. 2-0으로 앞서며 기선을 잡았지만 비렐은 흔들리지 않고 네 게임을 연달아 가져왔다. 첫 세트를 6-4로 뒤집은 뒤 두 번째 세트에서는 실수를 줄이고 긴 랠리를 버티며 격차를 벌렸다. 마지막 포핸드가 들어간 순간, 비렐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WTA 투어 단식 챔피언이 됐다. 호주 선수끼리 WTA 결승에서 만난 것도 2017년 스트라스부르 대회 이후 9년 만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비렐은 랭킹 포인트 250점과 상금 3만7390달러를 받는다. 다음 주 랭킹에서는 개인 최고인 41위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현재 28세인 그에게 이번 서울 우승은 단순한 첫 타이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부상 때문에 거의 세 시즌을 잃고, 두 번의 결승 패배까지 견딘 끝에 마침내 순위표와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기 때문이다. 빠르게 떠오른 신예의 우승이 아니라, 멈춘 시간을 다시 이어 붙여 만든 정상이라는 점에서 오래 기억될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