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의 아쉬움은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김영범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6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수영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다. 전날 자유형 100m에서는 47초65를 기록하고도 중국 판잔러에게 불과 0.04초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다음 날 가장 짧고 폭발적인 종목에서 곧바로 정상에 섰다.

기록을 만드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김영범은 이날 오전 예선에서 21초71을 찍어 2022 항저우 대회 당시 지유찬이 세운 종전 대회 기록 21초72를 0.01초 앞당겼다. 결승에서는 출발 반응 0.66초로 물에 뛰어든 뒤 끝까지 속도를 유지했고, 자신의 새 기록을 다시 0.05초 줄였다. 예선과 결승에서 하루 두 번 대회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은메달 선수와는 0.10초 차이였다.

한국 선수 두 명이 함께 시상대에 오른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항저우 대회 챔피언 지유찬은 21초94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 주자는 바뀌었지만 한국은 남자 자유형 50m에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을 이어갔다. 한 명의 독주가 아니라 서로를 밀어 올리는 단거리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의 의미가 더 크다.

김영범은 이틀 동안 100m 은메달과 50m 금메달을 연달아 목에 걸었다. 100m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와 0.04초 차까지 붙었고, 50m에서는 대회 기록을 두 번 새로 썼다. 단순히 메달 두 개를 보탠 것이 아니라 한국 남자 자유형 단거리의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레이스였다. 이제 관심은 이 상승세가 남은 계영과 더 큰 국제무대에서도 이어질지에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