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패드를 찍은 뒤 김우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22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그는 15분16초52,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8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초반 50m를 가장 먼저 통과하고 500m까지 선두권을 지켰지만, 통증이 올라오면서 순위가 급격히 내려갔다. 항저우 대회에서 같은 종목 은메달을 땄던 기록보다 15초45 늦은 결과였다.

경기 뒤에야 부상의 구체적인 상태가 드러났다. 김우민은 약 두 달 전부터 어깨가 아팠고 단순한 염증으로 여겼지만, 출국 직전 검사에서 왼쪽 어깨 회전근개 극상근과 관절와순이 부분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뼈와 힘줄이 부딪혀 염증을 만드는 충돌증후군도 확인됐다. 대회를 앞둔 지난 3일 인터뷰에서도 그는 ‘어깨 부상이 살짝 있다’고만 말하며 예정된 6개 종목을 모두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 상태는 그 표현보다 훨씬 무거웠던 셈이다.

그가 출전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준비한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훈련량을 줄이는 테이퍼링 기간에 통증이 나아지기를 기대했고, 감독의 만류에도 한 번 부딪혀 보겠다는 마음으로 물에 들어갔다. 그러나 장거리 레이스 중 통증이 커지자 마음은 앞으로 가는데 몸이 따라오지 않는 답답함을 느꼈다고 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자유형 400m 동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을 만든 선수가 결승 직후 고개를 숙인 장면이 유독 묵직했던 이유다.

이제 관심은 메달보다 남은 일정을 얼마나 안전하게 치를 수 있느냐에 쏠린다. 대한수영연맹은 자유형 200m에는 출전하지 않고, 800m는 의무진과 상의해 결정하며, 주 종목 400m는 현재 출전을 준비하는 쪽이라고 설명했다. 김우민은 끝까지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어깨는 선수 생명과 직결된다. 이번 대회의 다음 장면은 무리한 투혼보다 회복과 판단이 먼저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