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에 찍힌 차이는 고작 0.01초였다. 김민섭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55초94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4위 왕시저의 기록은 1분55초95. 눈으로는 선후를 가리기 어려운 마지막 터치 한 번이 시상대와 4위를 갈랐다.
김민섭은 25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결승에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금메달은 1분55초05의 왕관훙, 은메달은 1분55초65의 쉬팡에게 돌아갔다. 김민섭과 함께 결승에 오른 박정훈도 1분56초87로 5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나란히 결승 레이스를 펼친 가운데 김민섭이 가장 아슬아슬한 방식으로 메달 한 자리를 지켜낸 셈이다.
0.01초는 말로 들으면 짧지만 수영에서는 한 번의 호흡, 팔을 뻗는 각도, 터치패드를 누르는 손끝이 모두 모여 만드는 차이다. 특히 접영 200m는 초반 속도만큼 마지막 50m의 버티기가 중요한 종목이다. 물살이 거칠어지고 몸이 무거워지는 순간에도 스트로크 리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번 결과가 기록 자체보다 결승선 장면을 오래 남기는 이유다.
김민섭은 이미 한국 접영의 기록을 여러 차례 바꾼 선수다. 2024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남자 접영 200m 한국 기록을 이틀 연속 단축해 1분54초95까지 끌어내렸고, 파리 올림픽에서는 이 종목 준결승 무대도 밟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앞서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8위에 머물렀지만, 자신의 주종목에서 결국 메달을 건졌다.
재미있는 숫자도 남았다. 이번 동메달 기록 1분55초94는 김민섭의 한국 기록보다 0.99초 느렸지만, 메달 경쟁에서는 단 0.01초가 결정적이었다. 가장 빠른 개인 기록과 가장 중요한 순간의 순위가 언제나 같은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마지막까지 손을 뻗은 김민섭의 레이스는 그래서 ‘기록’보다 ‘승부’로 기억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