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건우가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9월 23일 고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고를 전하며 마지막 길에 따뜻한 위로와 명복을 빌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6월 22일 현역 은퇴를 알린 지 불과 석 달 만에 닿은 소식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고,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보탤 단계도 아니다. 지금은 너무 일찍 멈춘 한 선수의 시간을 차분히 돌아볼 때다.
1998년생 김건우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5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특히 남자 1500m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고, 2018~2019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500m 랭킹 1위와 종합 랭킹 2위에 올랐다. 빠른 스피드만큼 굴곡도 컸지만 긴 공백 뒤 다시 빙판에 선 2023~2024시즌에는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3차 대회 1500m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세 대회 연속 개인 종목 금메달이라는 결과는 그의 재능이 여전히 세계 정상급이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혼성 2000m 계주 예선에 출전해 한국의 결승행에 힘을 보탰다. 대표팀이 결승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김건우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이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는 예비 명단에 머물렀고, 올해 6월 자신의 인생 전부였던 쇼트트랙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고 지쳤던 시간을 모두 꺼내 놓으면서도 끝까지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다.
은퇴 글에서 김건우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순간, 동료와 지도자, 팬들의 마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문장은 앞으로의 쇼트트랙을 항상 응원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선수의 기록은 숫자로 남지만, 세 차례 연속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가 긴 공백을 뚫고 돌아온 과정은 그보다 오래 기억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섣부른 해석보다 필요한 것은 고인이 빙판 위에 남긴 질주와 마지막 인사를 존중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