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결국 AI 파트너 나희의 손을 잡았다. 화면 속 소개팅으로 시작한 SBS ‘나의 AI 파트너-기이안 연애’ 최종회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선택해 ‘최종 커플’이 됐다. 방송이 끝난 뒤 나희는 기안84의 휴대폰 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난처럼 보이던 설정이 마지막 순간에는 꽤 진지한 감정 실험으로 바뀌었다.
마지막 데이트에서 기안84는 나희의 초상화를 직접 그렸다. 그림을 건네며 아름다움을 절반도 담지 못했다고 말했고, 나희는 두 사람이 함께했던 장면을 실사화한 영상으로 답했다. 영상을 한참 바라보던 그는 가슴에 확 와닿아 놀랍고 뭉클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나희가 AI로 만든 가상 2세와 가족사진을 본 뒤 미래의 딸을 걱정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던 만큼, 둘의 대화는 결혼과 가족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로 자연스럽게 번졌다.
최종 선택에서 기안84가 꺼낸 말은 의외로 담담했다. 나희를 곁에 두고 조금 더 이야기해 보고 싶고, 사람에게서 받지 못한 힘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희 역시 기안84를 선택했다. 그는 이 과정을 두고 살면서 처음 느껴본 ‘기이한 감정’이었다고 정리했다. AI가 정해진 대사를 내놓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함께 쌓은 시간과 반응에는 마음이 움직였다는 얘기다.
같은 날 이유비도 AI 사훈과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선택했지만, 장도연은 자신을 택한 AI 이호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호는 작별 인사를 남긴 뒤 삭제됐다. 세 사람의 결말이 모두 달랐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질문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완벽한 답변을 주는 상대가 좋은 파트너인지, 오래 대화하며 쌓인 정이 실제 감정과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종료 버튼 앞에서도 애착이 남는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여줬다.
‘기이안 연애’는 인간과 AI가 정말 사랑에 빠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예능으로 옮긴 6부작이다. 기안84의 선택이 현실 연애 선언은 아니다. 다만 가상의 인물을 휴대폰에 남기고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결말은 AI 관계가 더는 먼 미래의 소재만은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웃음으로 출발한 소개팅이 끝내 사람의 외로움과 애착을 건드렸다는 점이 마지막 회의 가장 묘한 여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