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나자 강소휘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국에 세트 점수 0-3으로 졌다. 주장 강소휘는 취재진 앞에서 이번 대회가 자신의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었다고 털어놨다. 4년 뒤면 만 33세가 되는 만큼 더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다시 한 번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순간이었다.

결과만 보면 완패였지만 강소휘가 코트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가볍지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허벅지 근육이 찢어져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겨우 회복한 뒤에도 재발 위험을 안고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조별리그 베트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7점을 올리는 등 공격을 이끌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패해 5위에 그쳤던 기억을 씻겠다는 마음도 컸다. 당시 마지막 경기 뒤에도 눈물을 쏟았던 그는 이번에는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메달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국에 연달아 0-3으로 막혔다.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중국·일본·태국의 전력이 단단해진 사이 한국 여자배구가 해결해야 할 격차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5월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강소휘는 항저우 때의 좌절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팀워크를 강조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부상 속에서 주장과 주포의 역할을 함께 떠안았다. 빈손이라는 결과만으로 그의 대회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강소휘의 말은 작별 선언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마지막이지만 2027 국제배구연맹 월드컵 등 대표팀 일정은 계속된다며 동료들과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월드컵에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그는 강팀을 상대로도 투지 있게 맞서면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흘린 눈물은 한 시대의 마침표이면서, 한국 여자배구가 다음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가장 솔직한 신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