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강동신과 11세 구리하라 유키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마주 앉았다. 결과는 2-10. 금메달은 일본의 초등학생에게 돌아갔지만, 강동신은 뿌요뿌요가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만든 첫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뒤 그가 먼저 꺼낸 말도 ‘초등학생에게 졌다’는 아쉬움이 아니라, 일본의 강자들을 꺾고 대표가 된 상대의 실력이 정말 대단했다는 평가였다.

강동신은 조별리그에서 4승 1패를 기록한 뒤 8강에서 인도의 파리토시를 5-0, 준결승에서 대만의 궈쯔앙을 10-3으로 눌렀다. 결승에서는 초반 한 판을 먼저 가져왔고, 뒤이어 한 판을 더 보태며 따라붙었다. 그러나 구리하라는 연쇄 공격을 받아낸 뒤 곧바로 되치는 운영으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원하는 색의 뿌요가 이어지지 않은 순간도 겹치면서 점수 차가 빠르게 벌어졌다.

준비 과정은 화면 밖에서도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강동신은 평소 작은 창으로 화면 전체를 보는 방식에 익숙했지만, 대회에서는 창 모드를 쓸 수 없었다. 그는 휴식일에 키보드를 무릎에 올리고 화면에서 거리를 두는 방법을 익혔고, 실제 토너먼트에서도 그 자세로 결승까지 올라갔다. 고교 시절 게임을 처음 접한 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하루 12시간씩 훈련하고 일본 선수들의 영상을 분석했다는 배경을 떠올리면, 은메달은 단순한 이변보다 긴 적응의 결과에 가깝다.

구리하라는 2015년 6월 18일생으로 이번 우승을 통해 아시안게임 역대 최연소 메달리스트이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강동신은 초등학생과 맞붙는 사실 자체는 부담이 아니었다며, 상대가 경력 많은 선수들을 모두 이기고 올라온 세계 정상급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대 차이를 앞세우기보다 경기력으로 상대를 인정한 답변이 은메달 뒤에 남았다. 한국 e스포츠가 또 하나의 종목에서 결승 경험을 쌓았고, 다음 대회에서는 이 적응과 분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가 새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