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0.01초는 눈을 한 번 깜빡일 틈보다 짧다. 조성재는 그 간격으로 시상대의 마지막 자리를 붙잡았다. 24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평영 200m 결승에서 2분08초76을 기록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4위 맥사이팅의 기록은 2분08초77. 손끝 하나가 메달의 주인을 갈랐다.

레이스는 처음부터 조성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6번 레인에서 출발한 그는 첫 50m를 6위로 돌았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거리를 좁혔다. 100m 지점에서 5위, 150m에서는 4위로 한 계단씩 올라섰고, 마지막 50m에서 남아 있던 힘을 쏟아부었다. 6위에서 5위, 다시 4위와 3위로 올라선 순위 변화만 따라가도 이번 동메달이 얼마나 극적인지 알 수 있다.

마지막 벽을 앞두고 은메달 경쟁도 끝까지 이어졌다. 키르기스스탄의 데니스 페트라쇼프가 2분08초67로 2위를 차지했고, 조성재와의 차이는 0.09초였다. 조성재는 은메달에는 아주 조금 못 미쳤지만, 뒤에서 따라온 맥사이팅을 0.01초 차로 밀어내며 메달권을 지켰다. 예선에서도 마지막 50m에 속도를 끌어올려 전체 4위로 결승에 올랐던 후반 강점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시 나왔다.

같은 결승에서는 일본의 오하시 신이 2분04초83으로 금메달을 따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 2분05초48을 0.65초 줄인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기록의 주인공은 오하시였지만, 조성재의 경기는 다른 방식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초반 순위가 기대보다 낮아도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스트로크까지 밀어붙이는 집요함이었다.

터치패드를 확인한 조성재는 두 팔을 번쩍 들고 크게 환호했다. 200m 동안 조금씩 쌓은 추격이 0.01초라는 숫자로 완성된 순간이었다. 동메달 색깔보다 더 오래 기억될 장면은 아마 마지막 벽 앞에서 포기하지 않은 손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