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5위로 결선에 오른 17세 황서현이 한국 여자 체조의 40년 기다림을 끝냈다.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평균대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 승부를 가른 차이는 불과 0.134점이었다. 대표팀 막내가 결선에서 가장 높은 난도를 택해 정상까지 올라간 장면이라 결과보다 과정이 더 짜릿했다.

황서현은 25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난도점수 6.600점과 실시점수 8.100점을 합쳐 14.700점을 받았다. 예선 1위였던 중국의 추치위안은 14.566점, 일본의 오카무라 마나는 14.300점을 기록했다. 여덟 명 가운데 일곱 번째로 평균대에 선 황서현은 한발 턴과 고난도 공중 동작을 큰 흔들림 없이 이어갔고, 마지막 착지에서 한 발이 밀렸지만 끝까지 중심을 지켰다.

평균대는 폭이 10㎝에 불과해 작은 흔들림 하나가 순위를 뒤집는 종목이다. 실제로 우승 후보들의 실수가 이어진 결선에서 황서현은 출전자 중 가장 높은 난도 6.6을 수행하며 자신의 강점을 점수로 바꿨다. 연기를 마친 뒤에는 은메달이 확보된 것을 확인하고 ‘다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메달보다 먼저 실수 없이 내려왔다는 사실에 마음을 놓은 셈이다.

이번 우승은 1986년 서울 대회 서선앵 이후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여자 평균대 정상에 오른 첫 사례다. 황서현의 금메달은 한국 여자 기계체조 통산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기도 하다. 전날 여서정이 도마에서 우승한 데 이어 황서현까지 금빛 연기를 펼치면서 한국 여자 체조는 40년 만에 한 대회에서 두 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2009년생인 황서현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과 전국체전 평균대에서 우승했고,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지난 5월 대표 선발전에서 종목별 랭킹 포인트로 추가 선발됐지만, 첫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주 종목 경쟁력을 가장 큰 무대의 결과로 증명했다. 예선 13.966점에서 결선 14.700점으로 점수를 끌어올린 대목도 큰 경기에서 더 단단해진 집중력을 보여준다.

금메달 뒤의 말은 의외로 차분했다. 기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한국에 돌아가 다시 훈련하겠다고 했다. 다음 목표는 오는 10월 세계선수권이다. 40년 묵은 기록을 바꾼 17세 막내가 이번 우승을 한 번의 이변으로 남기지 않고 세계 무대로 이어갈지가 이제 가장 궁금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