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이 약 4년 만에 트리플 악셀을 실전 무대에 다시 올렸다. 착지에서 넘어졌고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회전수 부족 판정까지 받았지만, 결과는 쇼트프로그램 2위였다. 선두와의 차이는 단 0.91점. 안전하게 점수를 쌓는 대신 고난도 점프를 첫 과제로 배치한 선택이 이번 무대의 가장 선명한 장면이 됐다.
이해인은 25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제34회 네펠라 메모리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33.35점, 예술점수 30.77점에 감점 1점을 합쳐 63.12점을 받았다. 64.03점으로 선두에 오른 루마니아의 율리아 자우터 바로 뒤다. 함께 출전한 김유성은 61.27점으로 4위, 윤서진은 54.82점으로 10위에 자리했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8점짜리 트리플 악셀이었다. 이해인은 2021년과 2022년 이 점프를 프로그램에 넣었지만, 이후에는 기존 트리플 점프와 전체 완성도에 무게를 두며 실전에서 시도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첫 점프로 과감히 꺼냈고 착지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에서도 회전수 부족으로 수행점수를 잃었지만, 나머지 요소를 정리하며 순위를 지켰다.
이번 대회는 그랑프리 시리즈보다 한 단계 아래인 챌린저 시리즈지만, 10월 시작되는 본격적인 그랑프리 시즌을 앞두고 프로그램과 컨디션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해인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8위에 올랐고, 새 시즌 그랑프리 3차와 5차 대회 초청을 받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 기록에는 세계선수권 은메달과 사대륙선수권 우승 경력도 남아 있다.
당장의 성공률만 보면 아쉬움이 있지만, 오랫동안 접어뒀던 고난도 카드를 다시 꺼냈다는 점은 작지 않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0.91점 차를 뒤집을 수 있을지, 더 길게는 트리플 악셀이 새 시즌의 꾸준한 승부수로 자리 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넘어지고도 2위에 남은 첫 시험은 적어도 도전의 문을 다시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