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내려온 지 오래됐어도 몸은 먼저 기억하는 모양이다. 쥬얼리 출신 하주연이 인천의 한 페스티벌을 관객으로 찾았다가 다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꺼냈다. 파란 모자와 의상으로 god의 상징색을 맞춘 그는 공연을 즐기면서도 “다른 아티스트 무대를 보면 나도 무대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고 털어놨다.
현장에서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이 “무대 하셔야죠?”라고 인사를 건네자 하주연이 내놓은 대답은 짧고 현실적이었다. “올라가야죠, 불러야 가죠.” 복귀를 거창하게 선언한 것도, 확정되지 않은 계획을 부풀린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불러준다면 다시 서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낸 한마디였다. 쥬얼리 시절 가죽 의상을 자주 입어 이제는 가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소소한 고백도 지나간 활동기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이 말이 더 눈에 들어온 건 최근 쥬얼리 무대가 다시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는 박정아, 이지현, 서인영, 조민아가 함께 ‘원 모어 타임’, ‘니가 참 좋아’, ‘투나잇’, ‘슈퍼스타’를 연달아 선보였다. 2000년대 무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재회였지만, 하주연은 그 무대에 없었다. 관객석에서 다른 가수들을 바라보며 꺼낸 그의 고백이 단순한 추억담보다 현재진행형의 바람처럼 들리는 이유다.
하주연은 앞서 쥬얼리 재결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언젠가 멤버들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친 바 있다. 현재는 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 쇼룸 매니저로 일한다고 알려졌지만, 무대를 향한 마음까지 접은 것은 아니었다.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에게 웃으며 답하고,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 앞에서 다시 꿈이 움직인다고 말하는 모습은 오히려 꾸밈이 없다.
당장 복귀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건 하주연이 여전히 노래하고 공연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쥬얼리의 이름이 다시 여러 무대에서 불리고 있는 만큼, 다음 재회에는 그가 마이크를 잡는 장면도 더해질지 지켜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