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 위에서 가장 차분했던 선수가 마지막에는 가장 크게 웃었다. 추가은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10m 공기권총 정상에 올랐다. 결선 점수는 246.3점. 금메달 하나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신기록까지 갈아치운 우승이었다. 한국 사격이 이번 대회에서 기다리던 첫 금메달도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추가은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중국의 선이야오를 5점 차로 따돌렸다. 선이야오는 241.3점으로 은메달, 장란신은 221.6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추가은의 246.3점은 2017년 일본의 고니시 유카리가 세운 종전 아시아 기록보다 정확히 1.0점 높다. 세계기록과의 차이도 0.3점에 불과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결선에 오르는 과정이다. 추가은은 개인전 본선을 겸한 단체전에서 582점, 엑스텐 19개를 기록해 전체 1위로 통과했다. 이 점수 역시 아시안게임 본선 신기록이었다. 한 번의 폭발적인 결선으로 만들어진 이변이 아니라, 예선부터 마지막 발까지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결과라는 뜻이다. 오예진, 김보미와 함께한 단체전에서는 은메달도 보태 대회 메달을 두 개로 늘렸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김윤미 이후 16년 만이다. 25세인 추가은에게는 첫 아시안게임 무대였지만 국제무대 경험은 이미 쌓여 있었다. 올해 5월 ISSF 뮌헨 월드컵에서는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뒤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달 국내 대회에서도 246.3점으로 국내 타이기록을 세웠는데, 같은 점수를 아시아 최대 종합대회 결선에서 다시 찍어냈다.

본선 신기록, 개인전 아시아신기록, 한국 사격의 대회 첫 금, 16년 만의 종목 정상 복귀가 하루에 겹쳤다. 기록만 나열해도 극적인데 정작 추가은의 경기 방식은 소란과 거리가 멀었다. 첫 출전의 긴장을 견디고 한 발씩 격차를 만든 끝에, 마지막에야 주먹을 들어 올린 새 챔피언. 이번 금메달은 추가은이라는 이름을 아시아 사격의 중심에 단숨에 새긴 장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