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가까이 지난 뮤직비디오가 다시 굵직한 숫자를 찍었다. 방탄소년단(BTS)의 ‘마이크 드롭(MIC Drop·Steve Aoki Remix)’ 뮤직비디오가 9월 16일 오후 6시 37분께 유튜브 조회 수 16억 건을 넘어섰다. 잠깐 반짝한 신곡의 속도전이 아니라 2017년 공개된 영상이 오랜 시간 재생을 쌓아 만든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이번 기록으로 ‘마이크 드롭’은 BTS에게 네 번째 16억뷰 뮤직비디오가 됐다. 앞서 같은 고지에 오른 영상은 ‘다이너마이트’, ‘작은 것들을 위한 시’, ‘DNA’다. 서로 다른 시기의 대표곡 네 편이 나란히 16억뷰를 넘겼다는 사실은 BTS의 인기가 특정 활동기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이 과거 무대를 다시 찾고, 뒤늦게 입문한 시청자가 대표 영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흐름이 숫자로 남은 셈이다.
‘마이크 드롭’은 미니 5집 ‘LOVE YOURSELF 承 Her’ 수록곡을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가 일렉트로 트랩 스타일로 다시 만든 버전이다. 묵직한 비트 위에서 일곱 멤버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군무, 마이크를 떨어뜨리는 마지막 장면까지 곡의 자신감을 시각적으로 밀어붙였다. 2017년 11월 공개 당시에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28위에 오르며 당시 BTS의 미국 시장 확장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금 다시 보면 이 영상에는 훗날 BTS 공연의 인상으로 굳어진 요소가 선명하다. 랩과 보컬이 빠르게 교차하고, 카메라가 움직일 때마다 대형이 바뀌며, 거친 세트와 정교한 안무가 한 덩어리처럼 맞물린다. 유행하는 짧은 영상 문법과는 다른 긴 호흡인데도 다시 보게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록의 핵심은 단순히 조회 수가 크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시대의 승부수였던 영상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입문용 대표작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BTS는 현재 새 월드투어 ‘아리랑’을 진행 중이며 다음 달 2~3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남미 일정에 들어간다. 현재의 투어가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2017년의 ‘마이크 드롭’도 뒤에서 꾸준히 숫자를 보태고 있다. 무대가 바뀌고 활동의 장이 넓어져도 강렬한 퍼포먼스 한 편은 오래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16억뷰가 다시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