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재회지만 90분 동안만큼은 웃어줄 수 없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었던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한국전을 하루 앞두고 꺼낸 말이다. 오랜만에 같은 그라운드에 서는 기대감을 밝히면서도, 손흥민에게만큼은 실점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옛 동료의 친근함과 국가대표 승부의 긴장이 한 문장에 함께 담겼다.

벤탕쿠르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 대표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아직 손흥민과 따로 연락하지는 못했다며 웃었지만, 우루과이 선수들 모두 손흥민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잘 안다고 강조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벤탕쿠르에게는 한국 공격의 출발을 끊고 손흥민이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한 숙제가 된다.

두 선수의 인연은 짧지 않다. 벤탕쿠르는 2021-2022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뒤 손흥민과 중원과 공격을 연결했고, 손흥민이 지난해 LAFC로 이적하면서 소속팀 동료 관계가 끝났다. 벤탕쿠르는 20세 이하 대표팀과 A대표팀, 토트넘 소속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며 한국 팬들의 성원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방문이 단순한 원정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한축구협회가 8월 확정한 9월 A매치 일정의 두 번째 경기로, 한국은 에콰도르전에 이어 또 한 번 남미 팀을 상대한다. 우루과이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대3으로 패한 뒤 서울로 이동한 만큼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우루과이의 임시 지휘봉을 잡은 디에고 포를란 감독도 한국의 빠른 템포와 강한 피지컬을 까다로운 요소로 꼽았다. 결국 시선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두 선수의 맞대결로 향한다. 손흥민이 옛 동료의 압박을 벗겨낼지, 벤탕쿠르가 예고한 ‘무실점 준비’를 그라운드에서 증명할지가 이 친선경기를 더 재미있게 볼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