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의 큰 무대는 열리지 못했지만,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공연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악천후 예보로 ‘2026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이 취소되자 다섯 멤버는 현지 실내 연습실을 급히 빌렸다. 객석과 거대한 조명 대신 거울과 연습실 바닥이 있는 공간에서 위버스 라이브를 켰고, 준비해 온 무대를 팬들에게 그대로 건넸다. 이름도 재치 있게 ‘뉴욕 연습실 페스티벌’이었다.

TXT는 이번 축제 출연진 가운데 유일한 한국 가수로 오프닝을 맡을 예정이었다. 멤버 연준의 솔로 퍼포먼스도 별도로 준비돼 있었다. 행사가 통째로 취소되면 오랜 준비가 보이지 않은 채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멤버들은 “열심히 준비했는데 안 보여드리기 서운해서 연습실을 빌렸다”며 공간만 바뀌었을 뿐 필요한 것은 제대로 갖췄다고 설명했다. 음악과 마이크가 있으면 어디서든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대체 공연은 짧은 인사 방송에 머물지 않았다.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 ‘0X1=LOVESONG’, 저스틴 비버의 ‘Beauty And A Beat’ 커버 등 모두 다섯 곡을 선보였고, 연준의 솔로 무대도 이어졌다. 특히 ‘Sugar Rush Ride’는 국악 버전으로 편곡해 한복을 활용한 의상과 한국적인 움직임을 살렸다. 야외 페스티벌을 위해 준비한 댄서들도 함께해 연습실이라는 작은 공간을 실제 공연장처럼 채웠다.

이날 장면이 특별했던 이유는 취소 소식을 단순한 아쉬움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데 있다.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 공식 중계 페이지도 현장 기상 문제로 행사 취소를 알렸지만, TXT는 가능한 조건 안에서 관객과의 약속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갔다. 큰 무대의 규모 대신 준비 과정과 팀의 순발력이 더 또렷하게 보인 순간이었다.

마지막에는 다음 행보도 살짝 열어뒀다. 공연 말미 공개된 영상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문구가 담겼다. TXT는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새 월드투어 ‘STEAL THE WIND’를 시작하고, 12월에는 미국 아이하트라디오 징글볼 투어 일정도 소화한다. 무산된 뉴욕의 한 무대가 연습실 라이브로 되살아난 데 이어, 이 즉흥적인 선택이 새 투어를 향한 예고편처럼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