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리사의 이름이 이번에는 ‘베스트 K팝’이 아닌 ‘베스트 팝’에서 불렸다. 리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2026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솔로곡 ‘드림’으로 베스트 팝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시아 솔로 가수가 이 부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보 명단의 무게부터 만만치 않았다. 아리아나 그란데, 찰리 XCX, 올리비아 로드리고, 사브리나 카펜터, 테이트 맥레이, 테일러 스위프트가 리사와 함께 경쟁했다. ‘드림’은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가 함께한 곡으로, 리사는 수상자로 호명되자 놀란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눈물을 보였다. 그는 곡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이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수상이 눈에 띄는 이유는 리사가 이미 익숙한 K팝 부문의 울타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베스트 팝에서 K팝 가수가 수상한 전례는 2020년 방탄소년단이 있었지만, 솔로 가수로는 리사가 처음이다. 특정 장르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는 단계를 지나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같은 명단에서 경쟁해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리사는 VMA와 인연도 깊다. 2022년 ‘라리사’, 2024년 ‘록스타’로 베스트 K팝 트로피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수상 영역을 넓혔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베스트 팝뿐 아니라 베스트 K팝, 베스트 촬영, 베스트 편집까지 모두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솔로 활동의 성과가 음악 장르뿐 아니라 영상 완성도까지 폭넓게 평가받았다는 뜻이다.
무대 위 장면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검은 의상에 흰색 프린지 소매를 더한 차림으로 문 퍼슨 트로피를 든 리사는 팬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화려한 기록보다 먼저 나온 눈물과 감사가 오히려 이번 수상의 무게를 실감하게 했다.
‘아시아 솔로 최초’라는 문장은 이제 리사의 이력에 남는다. 더 중요한 변화는 K팝 솔로 가수가 별도의 K팝 부문을 넘어 팝의 중심 무대에서 경쟁하고 수상하는 장면이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드림’이 연 이 문이 다음 시상식에서 어떤 후보와 수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