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 공연에서 기무라 다쿠야가 꺼낸 결정적인 카드는 ‘세상에 하나뿐인 꽃’이었다. 이동차를 타고 SMAP의 대표곡을 부르자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일본어 후렴을 함께 불렀다. 한국 관객과 원정 온 일본 관객이 동시에 손가락을 하늘로 들어 올린 장면은 38년을 기다린 무대의 분위기를 단숨에 설명했다.

기무라는 26일 ‘TAKUYA KIMURA Live Tour 2026 Checkpoint’ 서울 공연으로 한국 팬들과 만났다. 1988년 활동을 시작한 뒤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은 무대가 아니라 호피무늬 셔츠와 반짝이는 흰색 수트로 등장한 그는 ‘Head Shot’, ‘No Light, No Starlight’, ‘High on you’를 연달아 부른 뒤 한국어로 “라이브로 한국에 올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기무라 다쿠야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무대는 새 앨범 ‘Checkpoint’의 현재와 SMAP 시절의 기억을 번갈아 보여줬다. 2시간 넘는 공연에서 ‘Original Smile’, ‘SHAKE’, ‘Celery’, ‘세상에 하나뿐인 꽃’ 같은 익숙한 곡들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의 함성도 커졌다. 그는 해외 팬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세트리스트를 준비했다며, 처음 경험하는 한국 공연을 앞두고 정말 두근거렸다고 털어놨다. 직접 기타를 들고 노래하거나 록 사운드와 불기둥 사이를 누비는 장면도 있었다.

눈에 띈 건 과거의 이름값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점이다. 50대가 된 기무라는 긴 댄스 브레이크와 화려한 턴을 소화했고, 생일을 맞은 관객을 무대로 불러 포옹과 악수로 축하했다. 객석의 남성 팬이 “사랑해”라고 외치자 남성 관객들의 분위기도 좋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한국 가수들이 일본 무대에서 일본어로 마음을 전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며 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연 막바지에는 배우 기무라 다쿠야를 기다린 팬들이 반길 힌트도 나왔다. 그는 요즘 연기 활동을 빨리 해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조만간 알릴 소식이 있다고 예고했다. 첫 한국 단독 공연은 추억을 재생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SMAP의 노래로 모두를 일으켜 세운 뒤 새 앨범과 다음 연기 소식까지 이어 붙인 밤, ‘Checkpoint’라는 제목 그대로 기무라 다쿠야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무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