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써니가 약 2년 만의 예능 나들이에서 받은 첫 임무는 결혼식장에 정체를 들키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화려한 무대 복귀보다 ‘비밀 하객’이라는 설정을 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결혼식의 슬픔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 한 예비 신부에게, 노래로 밝은 기억을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써니는 21일 KBS2 한가위 대기획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의 예능 코너 ‘배송왔송’에서 이승철, 탁재훈과 음악 배송단을 꾸렸다. 세 사람의 팀 이름은 각자의 이름을 딴 ‘철탁써니’. 사연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노래를 건네는 프로젝트로, 첫 목적지가 바로 결혼식장이었다.

작전은 생각보다 조심스러웠다. 깜짝 축가는 신랑에게도 비밀이었고, 유명인 세 명이 하객들의 시선을 피해야 했다. 이승철은 노래를 맡고 탁재훈은 사회자로 현장에 자연스럽게 섞였다. 써니에게는 정체를 감춘 채 신부대기실까지 이동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누군가를 놀라게 하기 위한 잠입이 아니라, 한 사람의 특별한 날을 조용히 완성하기 위한 숨바꼭질이었다는 점이 이 장면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음악 이야기는 이어졌다. 이승철의 노래를 다시 부른 후배 가수들의 무대를 놓고 ‘커버곡 월드컵’이 열렸다. 아이유의 ‘네버엔딩 스토리’, 이무진의 ‘소녀시대’, 박보검의 ‘내가 많이 사랑해요’, 태연의 ‘My Love’가 후보로 등장했다. 이승철은 아이유와 이무진의 대결 앞에서 “아이유가 무섭다”며 쉽게 선택하지 못해 웃음을 더했다.

써니의 등장은 오랜만이라 더 반가웠다. 그는 2023년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마친 뒤 A2O엔터테인먼트와 새 출발했고, 개인 방송 활동은 비교적 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출연은 2024년 효연과 함께한 캠핑 예능 이후 약 2년 만이다. 오랜 공백 뒤 돌아온 자리에서 자신의 근황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사연의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택했다.

무대 위 센터가 아니라 신부대기실로 몰래 향한 써니, 데뷔 40주년 가수가 누군가의 결혼식에 노래를 배달한 이승철, 사회자로 작전에 합류한 탁재훈. ‘배송왔송’의 첫 장면은 거창한 이벤트보다 노래 한 곡이 개인의 기억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써니의 예능 복귀가 단순한 출연 소식보다 한층 따뜻하게 읽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