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가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밤, 가수 성시경이 짧지만 유난히 따뜻한 축하를 건넸다. 그는 대표팀 시상식 화면을 SNS에 올리며 “아들 축하한다ㅜ”라고 적었다. 이어 이현중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나보다 큰 아들”이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실제 가족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7월 유튜브에서 처음 완성된 두 사람만의 다정한 별명이었다.
두 달 전 이현중은 성시경의 유튜브 콘텐츠 ‘만날텐데’를 찾았다. 농구를 좋아하는 성시경은 제육볶음과 된장찌개, 스테이크, 냉제육 등을 직접 준비해 한 상을 차렸다. 당시 그는 아들이 없지만 운동하는 아들이 있다면 이런 마음으로 밥을 해주지 않았겠느냐는 취지로 말했고, 영상 제목에도 ‘아들 같은 마음’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1979년생 성시경과 2000년생 이현중의 스물한 살 차이, 그리고 186㎝인 성시경보다 더 큰 202㎝ 이현중의 투샷이 자연스럽게 ‘부자 케미’를 만들었다.
그 밥상을 받았던 이현중은 2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결승전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개최국 일본을 67-57로 꺾었고, 이현중은 27점 18리바운드로 골밑과 외곽을 함께 책임졌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이자,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에 원정에서 따낸 남자농구 금메달이었다.
성시경의 축하가 더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는 거창한 수사보다 두 사람의 이전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회를 앞둔 선수에게 든든한 밥을 차려주던 사람이 우승 뒤에는 TV 화면 앞에서 한마디를 남겼다. 이현중이 출연한 영상에도 다시 축하 댓글이 모이며 두 달 전 식탁이 금메달 이야기의 프롤로그처럼 재조명됐다.
이현중은 우승 뒤 금메달이 끝이 아니라 NBA와 올림픽을 향해 계속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번의 우승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에이스의 다음 목표가 시작된 셈이다. 성시경이 다시 ‘아들’을 식탁으로 부르는 날, 이번에는 어떤 금빛 이야기가 오갈지도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