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 손예진의 어린 시절 얼굴이 유난히 익숙하게 느껴졌다면 이유가 있었다. 새로운 배우를 세운 장면이 아니라 손예진이 직접 연기한 화면에 디에이징 CG를 입혔고, 그 기준점으로 20대 시절 출연작인 영화 ‘클래식’의 모습까지 참고했기 때문이다. 손예진 본인도 완성된 화면을 보며 정말 자신의 20대 같아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 비밀은 21일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콘텐츠에서 공개됐다. 제작진이 조원과 조윤의 10대 시절을 모두 CG로 구현했다고 알리자, 손예진은 어린 얼굴을 전부 CG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출연한 나나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했고, 진행을 맡은 유병재는 보정 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놀라워했다. 지창욱은 청소년기 장면을 위해 자신들이 촬영한 뒤 디에이징 작업으로 과거 모습을 그려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지점은 단순히 피부를 매끈하게 만드는 보정에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다. 손예진이 20대에 찍은 여러 작품, 특히 2003년 개봉한 ‘클래식’ 속 얼굴에 가깝게 만들려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표정과 연기는 그대로 두면서 오래전 관객에게 각인된 눈매와 분위기를 다시 불러온 셈이다. 배우를 교체하면 생길 수 있는 감정선의 단절을 줄이면서도 긴 시간을 한 얼굴로 이어 보이게 만드는 선택이었다.
지난 18일 공개된 8부작 ‘스캔들’은 프랑스 고전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긴 작품이다. 손예진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조씨부인 조윤을, 지창욱은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맡았다. 두 사람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에 나나가 연기한 희연이 얽히며 이야기가 움직인다.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도 각색됐던 이야기가 이번에는 디에이징 기술까지 더해져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공개는 기술보다 기억을 건드린다. ‘클래식’의 손예진을 기억하는 시청자에게는 한 배우의 과거와 현재가 같은 장면 안에서 겹쳐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젊음 자체보다 익숙한 얼굴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되살아났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 ‘스캔들’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