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장애물을 붙잡고, 물살을 가른 뒤, 다시 달리며 과녁을 겨눈다. 한국 여자 근대5종의 간판 성승민이 이 복잡한 레이스를 조 2위로 통과했다. 17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부 준결승에서 합계 1,365점을 기록해 A조 2위로 결승 티켓을 잡았다.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를 결과로 확인한 하루였다.
출발이 특히 좋았다. 전날 시드라운드 전체 2위였던 성승민은 준결승 펜싱에서 25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새로 도입된 장애물 경기는 353점으로 3위, 수영은 274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세 종목 합계 2위를 만든 뒤 마지막 레이저 런에서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한 종목에서 폭발한 뒤 흔들린 것이 아니라,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른 종목을 묶어 순위를 지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근대5종은 펜싱과 장애물, 수영, 달리기와 사격을 결합한 레이저 런까지 모두 소화해야 한다. 승마가 장애물 경기로 바뀐 뒤에는 선수들이 익혀야 할 감각도 달라졌다. 성승민은 이미 2024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과 파리 올림픽 동메달로 큰 무대 경쟁력을 증명했다. 특히 파리에서 여자 근대5종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따낸 주인공이라 이번 대회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에게 쏠린다.
결승은 20일 오전 열린다. 이번 여자부에는 33명이 출전했고 두 개 조에서 각각 9명만 살아남았다. 한국은 성승민뿐 아니라 신수민, 장하은, 김은주까지 네 명이 결승에 합류했다. 성승민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다만 준결승 점수는 결승을 보장하는 훈장이 아니라 컨디션을 보여준 예고편에 가깝다. 펜싱에서 잡은 흐름을 장애물과 레이저 런까지 다시 연결할 수 있을지, 이제 남은 건 메달 색을 가르는 마지막 한 경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