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뼈를 다친 지 8일 만에 김도영이 다시 3루에 섰다. 타석 성적은 4타수 무안타였지만, 아시안게임을 앞둔 대표팀이 더 반긴 장면은 따로 있었다. 부상 뒤 처음으로 실전 수비를 끝까지 소화한 김도영이 “시즌을 치렀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라고 말한 것이다.
출발은 꽤 아찔했다. 김도영은 지난 9일 KIA와 NC의 경기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 배트에 맞고 튄 공에 얼굴을 맞았다. 비골 골절 정복술을 받은 뒤 11일 퇴원했고, 13일 한화전에는 지명타자로 돌아왔다. 수술과 퇴원, 복귀가 숨 가쁘게 이어졌지만 3루 수비가 가능한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대표팀 내야 구성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였기 때문이다.
그 물음표는 17일 상무와의 평가전에서 일단 작아졌다. 1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네 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지 못했지만 부상 뒤 처음으로 핫코너를 지켰다. 이튿날 나고야에 도착한 그는 수비 감각에 문제가 없고 컨디션도 괜찮다며, 첫 경기까지 다치지 않으면서 타격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연습경기 무안타도 지나치게 확대하지 않았다. 국제대회 전 평가전에서 잘 맞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며 실전에서 결과를 내겠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김도영의 회복 속도가 더 눈길을 끄는 건 부상 직후 보여준 타격 때문이다. 대표팀 소집 전 복귀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최연소 40홈런·100타점·100득점 기록을 세웠다. 타격으로는 이미 불안을 지웠고, 이번에는 수비까지 직접 확인한 셈이다. 부상의 원인이 된 번트는 당분간 자제하겠다는 농담 섞인 약속도 나왔다.
한국은 21일 대만과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린위민과 왕옌청 등 낯설지 않은 투수들이 기다리는 만큼 김도영의 장타뿐 아니라 출루와 3루 수비까지 모두 중요하다. ‘완전히 회복했다’는 결론은 실제 대회가 시작된 뒤 내려야 한다. 그래도 보호대 없이 대표팀에 합류하고, 3루에서 한 경기를 마친 뒤 나온 자신감은 분명 반가운 신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