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선명했던 움직임이 너무 일찍 멈췄다.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우승팀에서 활약한 일본인 댄서 야마다 리아가 지난 1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16세다. 유족은 24일 리아의 공식 SNS를 통해 소식을 알리며, 1년이 넘는 투병 기간에도 매일 놀라운 강인함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유족의 글에서 가장 오래 남는 단어는 ‘춤’이었다. 리아가 무엇보다 춤추는 일을 사랑했고, 춤으로 만난 동료들과 자신을 지켜봐 준 사람들의 인연을 소중히 여겼다는 이야기다. 함께 춤추고 웃으며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앞으로도 리아의 춤과 미소가 사람들의 마음에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병세나 고통을 앞세우기보다 그가 좋아했던 일을 기억해 달라는 인사에 가깝다.

2009년생인 리아는 2023년 ‘스걸파2’에 일본인 개인 참가자로 등장했다. 첫 무대부터 마스터 전원의 선택을 받은 그는 팀 잼 리퍼블릭에 합류했고, 같은 해 12월 생방송 파이널에서 팀과 함께 정상에 올랐다. 어린 나이에도 장르를 가볍게 넘나드는 표현력과 무대 집중력으로 이름을 알렸고, 방송이 끝난 뒤에도 댄서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자가면역질환으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직접 알린 뒤 활동을 멈추고 치료에 집중했다. 이번 비보가 전해진 뒤 잼 리퍼블릭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리아의 힘과 열정을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함께 춤췄던 동료들도 한 사람의 팀원이자 가족으로서 그를 떠올렸다.

리아의 커리어는 숫자로 보면 짧지만, 첫 도전에서 모두의 선택을 받고 우승까지 이어간 과정은 짧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지금 다시 봐야 할 장면은 투병의 시간이 아니라 그가 음악이 시작되면 표정과 몸짓을 바꾸며 무대를 채웠던 순간들이다. 유족이 바랐듯 리아를 기억하는 가장 다정한 방법도, 그가 사랑했던 춤을 오래 바라보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