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수면제 대리 수령’ 사건이 법원의 벌금형 판단까지 왔다. 서울서부지법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싸이에게 지난 9월 15일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정식 공판 대신 서면 심리로 벌금 등을 정하는 절차지만, 싸이가 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어 절차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사건의 핵심은 약을 누가 먹었느냐보다 처방과 수령 과정이 의료법이 정한 방식에 맞았느냐에 있다. 싸이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면유도제 등으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비대면으로 처방받고, 매니저 등 제3자가 대신 수령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의료법은 원칙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한 뒤 처방전을 작성하고, 진찰받은 환자가 처방전을 수령하도록 규정한다.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어려운 환자 같은 예외도 있지만, 수사기관은 싸이가 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관련 의혹이 알려진 뒤 경찰 수사와 압수수색을 거쳤다. 경찰은 올해 5월 싸이와 매니저, 약을 처방한 대학병원 의사 등 6명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7월 싸이와 의사를 약식기소했고, 함께 송치된 매니저와 의료진 등 4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싸이 측은 앞서 수면제를 제3자가 대신 받아온 사실을 인정하며 이를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다른 사람 명의로 약을 처방받은 ‘대리 처방’은 아니었고, 만성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 의료진이 정한 용량을 복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판단에서 구분해 볼 대목도 선명하다. 법원이 다룬 것은 싸이가 수면제를 복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비대면 처방과 제3자 수령을 포함한 의료 절차 위반 혐의다. 약식명령 액수는 500만원으로 정해졌지만, 당사자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 다시 법정에서 판단을 받게 된다. 싸이 측이 약식명령을 받아들일지, 별도 입장을 내거나 정식 재판을 선택할지가 다음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