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 100번째 골은 발이 아니라 머리에서 나왔다. 17일 한국시간 마이애미 누 스타디움에서 열린 캄페오네스컵 결승, 메시는 전반 24분 루이스 수아레스의 크로스를 몸을 날린 헤더로 연결했다. 크루스 아술 골문을 연 이 골은 결승골이자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115경기 만에 기록한 100호골이었다.

상대가 크루스 아술이라는 점도 절묘했다. 메시가 2023년 여름 미국 무대에 데뷔하며 처음 골을 넣었던 팀이 바로 크루스 아술이다. 당시에는 경기 막판 프리킥으로 2대1 승리를 만들었고, 3년 뒤에는 같은 상대를 향해 1호골과 100호골을 나란히 새겼다. 인터 마이애미 구단 집계에 따르면 메시는 2023년 11골, 2024년 23골, 2025년 43골을 넣었고 올해도 이날까지 23골을 보탰다.

기록만 세우고 끝난 밤도 아니었다. 후반 36분 메시가 올린 코너킥을 카세미루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점수는 2대0이 됐다. 1골 1도움을 올린 메시는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인터 마이애미는 대회 첫 출전에서 곧바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MLS 챔피언과 멕시코 리가 MX 챔피언이 단판으로 맞붙는 무대에서 팀의 새 트로피를 직접 끌어온 셈이다.

메시가 합류한 뒤 인터 마이애미의 우승 이력은 매년 한 줄씩 늘고 있다. 2023년 리그스컵, 2024년 서포터스 실드, 2025년 MLS컵에 이어 올해는 캄페오네스컵까지 품었다. 새 감독 크리스티안 곤살레스 체제의 첫 경기이자 누 스타디움에서 들어 올린 첫 트로피라는 의미도 더해졌다. 한 경기에서 100호골과 우승, MVP를 모두 챙긴 메시의 밤은 숫자보다도 완벽한 이야기의 구조로 오래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