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아가 다시 꺼낸 숫자는 ‘11년’이었다. 11년 전 한 번의 사건이라면 잊을 수도 있겠지만, 11년 동안 겪은 일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OA 활동 시절 불거진 괴롭힘 문제를 또 언급한 셈이지만, 이번 장문의 글에서 더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그 시간이 지금의 말투와 태도까지 어떻게 바꿨는지 풀어낸 부분이다.

권민아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예전에는 거절을 잘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탁에도 일단 알겠다고 답했고, 부탁을 들어준 뒤 돌아오는 작은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 했던 선택이 어느 순간 자신을 쉽게 대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돌아봤다. 이 내용은 어디까지나 권민아가 공개한 경험과 주장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권민아는 할 말을 직접 하고, 싫은 부탁은 거절하며, 기분이 나쁘면 그렇다고 표현하려 한다고 했다. 보는 사람이 피로할 수 있다는 점도 알지만 과거처럼 만만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정신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과거 인물을 다시 거론한 글이면서 동시에 ‘거절하지 못하던 사람’에서 벗어나려는 자기 고백처럼 읽히는 이유다.

그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거와 증인, 변호사 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현실에도 답답함을 나타냈다. 다만 이번 게시물만으로 과거 논란의 사실관계가 새롭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 권민아는 2012년 AOA로 데뷔해 2019년 팀을 떠났고, 2020년 당시 리더였던 지민에게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민은 팀을 탈퇴했다.

오랜 논란이 다시 소환될 때마다 시선은 누가 옳은지에만 빠르게 쏠리기 쉽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 권민아가 가장 길게 설명한 변화는 자신의 경계를 세우는 방식이었다. ‘11년’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이제는 거절하고 반응하겠다는 현재의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이번 글의 핵심이다.